열거 타입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타입 안전 열거 패턴(typesafe enum pattern)보다 우수하다. 단, 예외가 하나 있으니, 타입 안전 열거 패턴은 확장할 수 있으나 열거 타입은 그럴 수 없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타입 안전 열거 패턴은 열거한 값들을 그대로 가져온 다음 값을 더 추가하여 다른 목적으로 쓸 수 있는 반면, 열거 타입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실 대부분 상황에서 열거 타입을 확장하는 건 좋지 않으며, 기반 타입과 확장된 타입들의 원소 모두를 순회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게다가 확장성을 높이려면 고려할 요소가 늘어나 설계와 구현이 더 복잡해진다.
확장할 수 있는 열거 타입이 어울리는 쓰임이 최소한 하나는 있으니, 바로 연산 코드(operation code 혹은 opcode)다. 연산 코드의 각 원소는 특정 기계가 수행하는 연산을 뜻한다.
다행히 열거 타입으로 이 효과를 내는 멋진 방법이 있다. 열거 타입이 임의의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연산 코드용 인터페이스를 정의하고 열거 타입이 이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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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거 타입인 BasicOperation은 확장할 수 없지만 인터페이스인 Operation은 확장할 수 있고, 이 인터페이스를 연산의 타입으로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Operation을 구현한 또 다른 열거 타입을 정의해 기본 타입인 BasicOperation을 대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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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작성한 연산은 BasicOperation이 아닌 Operation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도록 작성되어 있기만 하면 어디든 쓸 수 있다. 개별 인스턴스 수준에서뿐 아니라 타입 수준에서도, 기본 열거 타입 대신 확장된 열거 타입을 넘겨 확장된 열거 타입의 원소 모두를 사용하게 할 수도 있다.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확장 가능한 열거 타입을 흉내 내는 방식에도 한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다. 바로 열거 타입끼리 구현을 상속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무 상태에도 의존하지 않는 경우에는 디폴트 구현을 이용해 인테페이스에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반면 Operation 예는 연산 기호를 저장하고 찾는 로직이 BasicOperation과 ExtendedOperation 모두에 들어가야만 한다. 이 경우에는 중복량이 적으니 문제되진 않지만, 공유하는 기능이 많다면 그 부분을 별도의 도우미 클래스나 정적 도우미 메소드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코드 중복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열거 타입 자체는 확장할 수 없지만, 인터페이스와 그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기본 열거 타입을 함께 사용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클라이언트는 이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자신만의 열거 타입(혹은 다른 타입)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API가 기본 열거 타입을 직접 명시하지 않고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작성되었다면 기본 열거 타입의 인스턴스가 쓰이는 모든 곳을 새로 확장한 열거 타입의 인스턴스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