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fective C++]변수 정의는 늦출 수 있는 데까지 늦추는 근성을 발휘하자

구현, 첫 번째 이야기

Posted by SungBeom on December 14, 2019 · 7 mins read

변수 정의 위치에 따른 비용

생성자 혹은 소멸자를 끌고 다니는 타입으로 변수를 정의하면 반드시 물게 되는 비용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프로그램 제어 흐름이 변수의 정의에 닿을 때 생성자가 호출되는 비용이고, 또 하나는 그 변수가 유효범위를 벗어날 때 소멸자가 호출되는 비용입니다. 변수가 정의됐으나 사용되지 않는 경우에도 비용이 부과되는데, 이런 비용은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물고 싶을 생각이 안 들 것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변수를 정의한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함수는 주어진 비밀번호(password)가 충분히 길 경우에 해당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여 반환하는 함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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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함수는 "encrypted" 변수를 너무 일찍 정의해 버립니다.
std::string encryptPassword(const std::string& password)
{
    using namespace std;
 
    string encrypted;
 
    if(password.length() < MinimumPasswordLength) {
        throw logic_error("Password is too short");
    }
    ...  // 주어진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여 encrypted 변수에
         // 넣는 데 필요한 일들을 여기서 합니다.
    return encrypted;
}
cs

encrypted 객체가 사실 이 함수에서 완전히 안 쓰인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예외가 발생되면 이 변수는 분명히 사용되지 않게 됩니다. 다시 말해, encryptPassword 함수가 예외를 던지더라도 encrypted 객체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비용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정을 확인한 이상, encrypted 변수를 정의하는 일은 꼭 필요해지기 전까지로 미루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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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함수는 encrypted 변수가 진짜로 필요해질 때까지 정의를 미룹니다.
std::string encryptPassword(const std::string& password)
{
    using namespace std;
 
    if(password.length() < MinimumPasswordLength) {
        throw logic_error("Password is too short");
    }
 
    string encrypted;
    ...  // 주어진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여 encrypted 변수에
         // 넣는 데 필요한 일들을 여기서 합니다.
    return encrypted;
}
cs

위의 방법은 여전히 뭔가 아쉽습니다. encrypted 변수가 정의될 때 초기화 인자가 하나도 없는 게 그 이유입니다. 상당수의 경우에 어떤 객체를 가지고 하는 가장 처음 하는 일은 '값을 주는 것'입니다. 이때 대개 대입 연산을 쓰지만, 객체를 기본 생성하고 나서 값을 대입하는 방법은 원하는 값으로 직접 초기화하는 방법보다 효율이 좋지 않습니다. 지금 경우가 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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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함수는 encrypted 변수가 필요해질 때까지 이 변수의 정의를
// 늦추긴 했지만, 여전히 쓸데없이 비효율적입니다.
std::string encryptPassword(const std::string& password)
{
    ...                     // 길이를 점검합니다.
 
    std::string encrypted;  // 기본 생성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encrypted
    encrypted = password;   // encrypted에 password를 대입
 
    encrypt(encrypted);
    return encrypted;
}
cs

이 순간 진정으로 바람직한 방법이라면 encrypted를 password로 확 초기화해 버려야 할 것입니다. 요컨대, 의미도 없고 비용도 만만치 않을 듯한 기본 생성자 호출을 건너뛰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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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crypted를 정의하고 초기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
std::string encryptPassword(const std::string& password)
{
    ...                               // 길이를 점검합니다.
 
    std::string encrypted(password);  // 변수를 정의함과 동시에 초기화합니다.
                                      // 이때 복사 생성자가 쓰입니다.
    encrypt(encrypted);
    return encrypted;
}
cs

어떤 변수를 사용해야 할 때가 오기 전까지 그 변수의 정의를 늦추는 것은 기본이고, 초기화 인자를 손에 넣기 전까지 정의를 늦출 수 있는지도 둘러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쓰지도 않을 객체가 만들어졌다 없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으며, 불필요한 기본 생성자 호출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덤으로, 누가 보아도 그 변수의 의미가 명확한 상황에서 초기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변수의 쓰임새를 문서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루프에서의 비용 비교

그렇다면 어떤 변수가 루프 안에서만 쓰이는 경우라면 어떨까요? 해당 변수를 루프 바깥에서 미리 정의해 놓고 루프 안에서 대입하는 방법이 좋을까요, 아니면 루프 안에 변수를 정의하는 방법이 좋을까요? 두 방법에 걸리는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변수를 루프 밖에서 정의하는 방법: 생성자 1번 + 소멸자 1번 + 대입 n번
변수를 루프 안에서 정의하는 방법: 생성자 n번 + 소멸자 n번

클래스 중에는 대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생성자-소멸자 쌍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면 전자의 방법이 일반적으로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이 차이는 n이 커질 때 특히 더 커집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엔 후자의 방법이 더 좋을 것입니다.

생각해 볼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 전자의 방법을 쓰면 유효범위가 후자의 방법보다 넓어지기 때문에(루프를 포함하는 유효범위), 프로그램의 이해도와 유지보수성이 역으로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입이 생성자-소멸자 쌍보다 비용이 덜 들고, 전체 코드에서 수행 성능에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앞뒤 볼 것 없이 루프 안에서 변수를 정의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정리

변수 정의는 늦출 수 있을 때까지 늦춥시다. 프로그램이 더 깔끔해지며 효율도 좋아집니다.